요즘 부쩍 들어 우울해하는 엄마를 위해 이번 추석에는 약속을 거의 잡지 않고 집에서 쉬면서 엄마, 아빠와 시간을 많이 보내기로 결심했었다. 고등학교 친구들과 만나기로 한 단 하나의 약속을 제외하고는. 고1 때 같은 반이었던 친구들과 같은 지역으로 대학교를 가게 되었기에 대학교 시절까지도 철없이 몰려다니곤 했다. 최근에 취업 준비를 하면서 연락 두절된 친구가 있어 흐지부지해졌는데, 다행히도 2년간 두문불출하던 그 친구가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서 돌아온 이후 다시 예전처럼 꼭 뭉치곤 한다. 나는 슬프게도 부산에 없지만 남은 친구들은 아직까지 자주 모이는 모양이었다.
30대에 접어든 뒤로 왠지 서면에는 발걸음이 잘 향하질 않는데, 이번에는 꼭 젊은이들처럼 놀자며 서면으로 약속을 잡았다. 인터넷 서칭 전문 친구가 열심히 서칭 해서 찾아낸 서면 피자 맛집 이븐 도우!
<이븐 도우>
- 전화번호: 0507-1325-4496
- 주소: 부산 부산진구 전포대로 226-12 1층(전포동 207-73 1층)
- 영업시간: 매일 12:00~00:00(브레이크 타임 16:00~17:00)
서면은 잘 가지도 않지만 갈 때마다 늘 많이 바뀌어 있는 느낌이다. 전포동 카페거리가 이리도 번졌단 말인가. 자주 서면을 가던 대학시절만 해도 이렇게 넓진 않았던 것 같은데. 게다가 전포 카페거리 바깥쪽으로도 곳곳에 맛집과 카페가 번져 있었다. 이븐 도우가 있는 골목은 여태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곳이었는데, 이 쪽으로도 이렇게 상권이 발달했다는 게 신기했다.
친구 한 명이 도착하지 않았지만 의견 같은 건 묻지 않고 바로 주문했다. 피자도 하프 앤 하프로 반반씩 나오는 것으로 주문하고, 사이드 메뉴도 버펄로 윙, 봉과 감자 프라이가 반반 나오는 것으로 주문했다.
이븐 도우의 주방은 정말 오픈되어 있다. 인테리어도 뭔가 미국식 패스트푸드점 같은 느낌. 물론 미국 한 번도 못 가봄.
그리고 빠질 수 없는 생맥주. 보통 맛집은 생맥주가 비싼데 여기는 싸지도 비싸지도 않은 가격이었던 듯하다. 레몬맥주도 상큼하니 맛있었으나 나는 흑맥주를 좋아하기에 코젤 다크를 주문했다.
흑설탕과 시나몬을 컵 주변으로 묻혀주는 코젤 다크. 시나몬과 달달한 설탕이 쌉싸름한 흑맥주와 잘 어우러져 맥주가 잘 넘어간다.
친구 하나가 도착하기 전에 윙, 봉 프라이즈를 주워 먹으며 존버 했다. 써브웨이라고 해서 샌드위치 먹고 오나 했는데 정말 지하철이었다고 했다. 어느덧 과장님 나이가 된 우리는 과장님 식 언어를 구사하게 되었다. 진짜 싫다.
코스트코처럼 양파와 머스터드, 케첩을 무제한으로 가져다 먹을 수 있다. 사실 양파는 어디다 뿌려먹어야 하는지 모르겠어서 거의 손대진 않았다.
곧이어 나온 이븐 도우 하프 앤 하프 피자. 페퍼로니와 맥 엔 치즈 피자를 주문했다. 페퍼로니는 언제나 맛있는 맛이고 맥 엔 치즈 피자가 궁금했는데, 그리 느끼하지도 않고 맛있었다.
넷이 가서 두 조각씩 먹으면 되는 피자 한판. 맥 엔 치즈 피자는 꼭 먹어보길 바란다. 피맥 하기 딱 좋음.
특이하게도 이븐 도우 피자는 계산하고 나갈 때 비즈 반지를 선물로 준다. 종업원이 직접 만든 거라고 했다. 왠지 마음이 귀엽기도 하고 친구들과 특별한 추억이 된 것 같아 좋았다. 반지를 이리저리 껴보고 마음에 드는 것으로 골라 나왔다. 피자의 맛과 분위기 모두 만족하고 귀여운 비즈 반지로 소소한 추억까지 안겨주는 이븐 도우. 서면에서 맛있는 피자 가게를 찾는다면 서면, 전포 피자가게 이븐 도우에 꼭 방문해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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