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봄 수선화를 보러 유기방 가옥에 가보려고 엄마, 오빠와 서산을 방문했었다. 그때가 오빠와 엄마의 첫 만남이었다니. 아쉽게도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수선화를 보진 못했지만 그래도 해미읍성에 들러 엄마가 좋아하는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출연한 여러 맛집들을 들를 수 있었다. 그땐 금요일이라 이 해미읍성 근방이 이렇게 붐비는 관광지인 줄은 체감하지 못했었는데, 주말에 오니 확실히 사람이 많았다.
그때 맛있게 먹었던 해미 우시장의 곱창전골집은 이미 재료가 모두 소진되었다고 했고, 해미 우시장의 레시피를 그대로 전수받았다는 해미 우시장의 형제 식당, 옛날 곱창이라는 곳도 사람들이 줄을 너무 길게 서있어 포기했다. 결국 한 번도 먹어보지 못한 해미읍성의 산더미 불고기로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나온 추억의 집밥이라는 식당을 가게 되었다. 오빠도 그렇고 엄마도 여기는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 혹평을 받았다고 했는데, 그래도 후기를 보니 나름 괜찮았다는 사람들이 꽤 있어서 궁금증에 한번 가보기로 했다.
<추억의 집밥>
- 전화번호: 041-688-8992
- 주소: 충남 서신사 해미면 읍성마을4길 16(읍내리 195-3)
- 매일 11:00~20:00, 월요일 휴무
백종원의 골목식당 방송 여파 때문인지 해미 우시장보다는 사람이 덜 붐볐던 추억의 집밥 서산 산더미 한우불고기집. 그래도 점심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웬만한 식당보다는 사람이 많았다. 서산 더미 불고기 2인을 먼저 주문했다. 공깃밥도 먹을까 했는데, 이 곳은 나중에 국물에 소면을 넣어 먹는 것이 별미라고 해서 일단 공깃밥은 제외했다.
금방 나온 서산 더미 불고기 2인분. 한우지만 고기를 올린 판이 좁고 높아서 그런지 양이 꽤 많아 보였다.
위에 올린 새송이 버섯에 서산 더미 불고기 마크가 새겨져 있어 기념샷을 찍기 좋았다. 백종원의 골목식당 찐 팬인 엄마에게 사진을 찍어 보내줬더니 해미 우시장을 가지 그랬냐며. 안 그래도 먼저 들렀는데 이미 재료 소진이었다고 했다. 봄에 엄마와 들렀을 때 곱창전골만 먹었는데 곱창 구이를 못 먹은 것이 못내 아쉬웠었다. 내년에는 서산 유기방 가옥의 수선화도 보고 해미 우시장의 곱창 구이도 먹을 수 있었으면.
반찬은 단출했다. 깍두기와 부추무침, 숙주나물과 무 장아찌다. 서산 더미 한우 불고기를 먹다 보면 사실 반찬을 먹을 일은 그리 많이 없다.
정말 산더미처럼 쌓아진 불고기들. 판 위에서 구워서 먹어도 되고 국물에 내려 샤부샤부처럼 먹어도 맛있다.
먹는 방법도 자세히 나와있다. 매운 것을 좋아하는 나는 셀프 코너에서 청양고추를 리필해서 먹었더니 칼칼하니 딱 좋았다. 국물에도 청양고추를 넣었더니 난 맛있었는데 오빠는 살짝 매워했다. 불고기 양념이라 국물이 꽤 달달하니 매운 것을 좋아한다면 청양 고추를 넣는 것도 추천한다.
샤부샤부처럼 먹고 남은 불고기는 판에 구워서 먹었더니 숯불갈비 같은 맛이 났다. 한 번에 두 가지 맛을 즐길 수 있어 좋았다. 불고기가 반쯤 남았을 무렵 소면을 주문하면 된다.
소면은 거의 익혀 나오기에 바로 육수에 넣으면 된다. 맛있게 먹는 법에 나와있는 것처럼 김치를 넣고 소면을 추가해서 먹었다.
달달했던 국물에 새콤 매콤한 김치를 넣었더니 맛의 조화가 좋았다. 판에 익은 불고기와 함께 소면도 정말 맛있게 먹었다. 면보다 밥을 좋아하는 오빠지만 이것만큼은 또 맛있게 먹었다. 소면을 하나 시킨 것이 아쉬웠지만 그래도 이따 호떡도 먹어야 한다며 배를 아껴두었다.
엄마 말로는 비허가 건물 문제로 문을 닫았을 거라던 서산 해미 호떡(마가린 호떡)이 영업을 하고 있었다. 마침 손님도 별로 없어 이게 웬 횡재냐 싶었는데, 빨간 입간판의 대기장소 화살표가 뭔가 불길했다.
불길한 예감은 맞았고 사진에 보이는 줄 뒤에도 한 서른 명이 넘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해미 호떡은 봄에도 먹어봤기에 그냥 깔끔하게 포기했다. 사실 여느 시장에서나 먹을 수 있는 호떡 맛이긴 한데 그래도 해미읍성에 온 김에 꼭 먹어보고 가고 싶은 것이 사람의 심리인가 보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 어떻게 나왔는지는 모르겠으나 우리는 해미읍성 추억의 집밥 산더미 한우 불고기를 정말 맛있게 먹었다. 해미읍성에 가서 곱창보다 색다른 것을 먹고 싶다면 추억의 집밥에 가보는 것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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