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야근하던 오빠가 금요일엔 꽤 빨리 마친다. 그래 봤자 여섯 시지만. 오빠가 한식을 좋아해서 한식을 자주 먹는데 오늘은 왠지 특식이 당긴다며 파스타를 먹으러 가자고 했다. 늘 가던 봉명동, 궁동을 찾아보다가 갑자기 동기 오빠가 말해준 파스타 맛집이 생각나 만년동으로 가보기로 했다.
만년동은 회식할 때나 자주 가는 곳인데 이런 곳에 파스타 집이 있다니. 이름은 만보우노였다.
<만보우노>
- 전화번호: 042-484-9957
- 주소: 대전광역시 서구 만년남로11번길 30 1층 만보우노(대전광역시 서구 만년동 220)
- 영업시간: 매일 11:30~22:00, 브레이크 타임 15:30~17:30, 매달 셋째 주 월요일 휴무
그렇게나 지나다니면서도 한 번을 못 가본 만보우노. 회식 때는 늘 족발이나 보쌈, 곱창 같은 메뉴들을 먹기에 생각해보지도 못한 곳이었다. 오후 여섯 시 땡 하고 갔더니 사람도 없고 좋았다. 매장이 협소하니 시간을 잘 맞춰 가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만보우노의 메뉴판. 흔한 파스타집의 가격이긴 한데 그동안 가성비 맛집만 먹다가 오니 뭔가 후덜덜하게 비싼 느낌이 들었다. 참나물 돼지라구 파스타나 부추 봉골레 등 특이한 메뉴들이 많아서 궁금했다.
우리는 트러플 뇨끼와 게살로제리조또를 먹어보기로 했다.
와인 종류도 꽤 많았던 만년동 만보우노. 잔 와인을 팔았던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와인바에서 자주 먹던 와인을 내가 직접 구입하면 거의 반값인 경우가 많아서 사실 밖에서 와인을 잘 사 먹지는 않게 되었다.
게살 로제 리조또가 먼저 나왔다. 흑. 맛있는 것들은 왜 이렇게 양이 작은 걸까. 그릇이 깊은 줄 알았는데 오빠와 한 숟갈 뜨고는 아주 놀랐다. 물론 맛은 있었으나 양이 너무너무 적었다.
난 사실 별생각 없었는데 오빠는 새싹 야채가 딱히 어울리지 않고 데코레이션으로도 딱히 부적합해 보인다고 했다. 내가 꽤 많이 먹는 편이긴 한데 오빠는 딱 1인분 정량을 먹는 사람으로서 양이 너무 적다고 했다.
그리고 또 놀라웠던 트러플 뇨끼. 이 또한 맛은 정말 정말 맛있긴 한데 저 조그만 뇨끼가 8~9개 들어있다. 트러플 맛도 많이 나고 구운 콜리플라워의 향과 식감도 아주 좋고 맛있었는데 양이 정말 적다.
이래서 파스타 집에 오면 메뉴 세 개를 시켜야 한다. 사실 집에서 해 먹으면 크림 파스타를 정말 한솥을 해 먹는다. 물론 집에서 해 먹는 양식의 맛은 밖에서 먹는 맛을 못 따라가지만 그래도 이렇게 양이 적어서 바닥까지 긁는 아쉬움보단 낫다.
정말 정말 맛은 있는 만보우노. 우리같이 편한 사이보다는 소개팅 자리에 적합할 것 같은 맛집이다. 여기에서 소개팅한다면 센스 있게 메뉴 세 개는 주문해 주었으면 좋겠다. 나는 앞으로 소개팅할 기회가 평생 없을 것 같아 특별한 날에나 방문할 수 있을 것 같은 만보우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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