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노문 델피노 설악 리조트에 짐을 풀고 잠깐 쉬었다. 부산에서 고성까지 운전해온 아빠를 위해 잠시 쉬려고 했으나 아빠가 빨리 나가보자고 해서 속초 영금정을 구경했다. 사실 속초 영금정 근처에서 생선 조림을 먹기로 했었는데, 근처 유명한 생선조림 식당들이 모두 재료 소진으로 주문이 불가했다. 영금정에서 이모네 식당까지 걸어갔다가 저 멀리 봉포 머구리집이 보이길래 가보기로 했다. 영금정 근처 주차장에 차를 주차했기에 아빠 혼자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가 차를 가져와야 했다. 아빠 미안....
<봉포 머구리집>
- 전화번호: 033-631-2021
- 주소: 강원 속초시 영랑해안길 223
(영랑동 148-30 봉포머구리집)
- 영업시간: 매일 09:30~21:30
격세지감이 들었다. 5년의 시간 동안 봉포 머구리집이 빌딩이 되다니... 5년 전에도 맛집이긴 했지만 이렇게 빌딩이 될 줄은 몰랐다. 5년 전만 해도 함께 일하던 동료의 동창이 하던 곳이라며 출장 가기 전에 섭국을 먹고 가던 음식점이었는데... 5년 동안 너무 많은 것이 바뀌어서 괜스레 우울해졌다.
바뀐 건 건물만이 아니었다. 직원이 있긴 했지만 서빙을 로봇이 하고 있었다. 속초까지 와서 서빙하는 로봇을 보게 될 줄이야... 너무나도 바뀐 봉포 머구리집.
심지어 주문도 QR 코드로 해야 한다. 나이 드신 분들이 오면 한참 헤맬 것 같은 주문방식. 이상하게 모든 것이 너무 세련되게 바뀌고 커져서 물회 맛이 그다지 기대가 되지 않았다. 맛집다운 그 맛깔스러운 느낌이 느껴지지 않았다.
봉포 머구리집의 메뉴와 가격. 가격은 보통 물회 집과 비슷했다. 언니는 섭국을 먹었는데 10,000원이었다. 섭국은 내가 5년 전 출장 가기 전에 먹어보고 맛있어서 언니에게 추천했다. 섭국은 홍합이 들어간 걸쭉한 국인데 부산에서는 맛보지 못한 속초 향토음식이었다. 걸쭉하다는 말에 언니가 구미가 당겼는지 섭국을 주문했는데, 섭국도 예전 같은 느낌이 아니었고 밍밍한 느낌이었다.
봉포 머구리집의 메뉴와 맛있게 먹는 방법이 나와있던 메뉴판. 2인 이상의 물회는 큰 접시에 함께 나온다는데 우리는 1인분씩 따로 주문했다.
QR 코드로 주문해서 로봇이 가져다준 봉포 머구리집의 물회. 5년 전에 외가 친척들이 모두 함께 놀러 와서 봉포 머구리집에서 물회를 먹은 적이 있었는데, 그때 정말 맛있게 먹었다고 했었다. 지금 봉포 머구리집의 물회는 그냥 그저 그런 맛이었고 굳이 강점을 꼽자면 회의 양은 많았던 느낌이다. 그렇지만 예전처럼 회가 맛있지도 않았고 간이 너무 셌다.
그리고 봉포 머구리집의 기본 반찬으로 예전엔 간장 새우장이 나왔었는데, 우리가 간 날만 나오지 않은 건진 몰라도 간장 새우장이 나오지 않았다. 5년 전만 해도 간장 새우장이 신선한 메뉴였기에 엄마가 먹고는 너무 맛있어서 따로 사갈 수 없냐고 물어볼 정도였다. 특색 있는 기본 찬도 사라지고 맛도 그저 그렇게 변한 봉포 머구리집. 그래도 유명세를 많이 타서 관광객들이 한 번쯤은 방문해보고 갈 것 같다. 속초에서 너무 많은 것이 변해서 자꾸만 슬픈 느낌이 들었다. 봉포 머구리집이 빌딩이 되는 동안 나는 너무나도 그대로인 것 같다고 엄마에게 말했더니 5년 전보다 턱에 여드름이 많이 늘었다고 엄마가 말해주었다. 짜증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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