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와 보낸 한가로운 주말. 세종에서 예쁜 한옥 카페 헤이믈도 방문하고 쇼핑몰에도 들러 오빠 옷도 구경했다. 내가 전부터 세종에 신안골 분식 닭 떡볶이를 먹으러 가자고 이야기했었는데, 토요일이 휴무라 휴무일과 겹칠 때가 많았다. 오빠와 이번에 세종에 온 김에 신안골 분식을 꼭 가기로 했는데, 아점을 너무 거하게 먹어 배가 꺼지지 않아 조천 연꽃 공원에서 산책을 하고 가기로 했다.
8월 9일 방문한 조천 연꽃 공원의 연꽃 개화 상태. 사실 개화 상태라기도 민망하게 꽃이 없었다. 이미 다 진 건지 아니면 연일 계속되는 비에 꽃이 피지 않은 건지는 잘 모르겠다.
그래도 간간히 한송이 정도 피어있는 연꽃이 있긴 했다. 비록 연꽃은 없지만 초록 연잎을 보며 산책하기 좋았던 조천 연꽃 공원. 내년에 연꽃이 만발할 때 꼭 다시 와봐야지.
오빠와 뜬금없이 둘리의 비눗방울 송을 부르며 산책을 마무리했다. 연꽃이 별로 없었음에도 근처에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아서 어느 창고 앞에 차를 댔던 게 화근이었는지 산책의 마무리 시점에서 차를 빼 달라는 전화가 왔다. 다행히 한 바퀴 다 돌고 왔을 때 전화가 와서 차를 빨리 뺄 수 있었다. 조천 연꽃 공원에서 신안골 분식은 차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신안골 분식>
- 전화번호: 044-864-1839
- 주소: 세종 조치원읍 시안새동네길 56-1
(신안리 363-28)
- 영업시간: 평일 12:00~18:00(마지막 주문 19:30)
토요일 휴무
신안골 분식이 유명한 줄은 알았지만, 오후 다섯 시 정도 애매한 시간에 방문하면 그래도 많이 기다리지 않고 먹을 수 있을 줄 알았다. 따로 대기자 명단이나 대기 번호가 없는 시스템인 신안골 분식은 닭 떡볶이를 먹기 위해 분식집 문 앞에서 차례가 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다. 이 날은 비 온 다음이라 후덥지근하게 더운 날이었고, 가게 앞에 바로 실외기가 있어 정말 더웠다. 골목으로 차가 계속 오가기 때문에 실외기를 피해 줄을 서는 것도 힘들었다. 한 시간 동안 땀을 뻘뻘 흘리며 대기하다가 겨우 입장했다.
닭 떡볶이가 가장 유명한 신안골 분식. 닭 떡볶이를 주문하고 쫄면 사리를 추가했다. 오뎅, 라면, 쫄면, 만두는 어차피 사리로 추가할 수 있기 때문에 닭 떡볶이, 고구마 떡볶이 둘 중 메뉴를 고르고 나머지는 사리로 추가하는 것을 추천한다.
거의 다 끓여져 나온 신안골 분식의 닭 떡볶이. 고구마와 떡 등을 먼저 먹다가 닭은 나중에 푹 익었을 때 먹으면 된다고 하셨다.
신안골 분식 닭 떡볶이의 매력적인 점은 바로 이 빨간 양념이다. 즉석 떡볶이는 허여멀건하고 묽은 국물일 때가 많은데 신안골 분식은 빨갛고 걸쭉한 양념이 잘 배어 있어 부산에서 먹던 쌀 떡볶이의 양념 같은 느낌을 준다.
국물을 적당히 남겨 밥을 볶아 먹으면 된다. 신안골 분식은 테이블마다 김가루와 참기름이 잔뜩 준비되어 있는데, 공깃밥만 추가하여 손님들이 각자 볶아먹으면 되는 시스템이다. 대신 간 조절을 잘해야 한다. 국물을 적게 남겼다고 생각했는데 밥 한 공기만 볶았더니 조금 짰다.
오빠와 거의 첫 데이트를 이 곳 신안골 분식에서 했는데, 그땐 서로 어색했고 긴장한 탓에 밥을 볶아먹지 못하고 떡볶이도 정말 많이 남겼다. 이상하게 1년 전에는 닭고기도 더 많고 떡볶이 양도 더 많았던 것 같은데, 신안골 분식의 떡볶이 양이 줄은 건지, 우리 배가 커진 건지 긴장감이 없어져서 그런 건지는 모를 일이다.
그래도 덕분에 밥을 볶아 먹을 수 있어 좋았다. 두 끼 떡볶이에 가도 늘 두 끼를 먹지 못했던 우리. 이 날은 그래도 밥까지 볶아 먹을 수 있어 뿌듯했다.
김가루와 참기름을 팍팍 넣고 볶다가 바닥에서 따글따글해지는 소리가 나면 불을 끄고 먹으면 된다. 세련된 치즈 사리나 김치 같은 다른 부재료는 없었지만 닭 떡볶이의 양념과 김가루만으로도 충분히 맛있었던 신안골 분식의 떡볶이 볶음밥. 한 여름에 줄 서는 것은 고역이지만 그래도 조치원에서 한 번쯤은 맛볼만한 떡볶이 맛집이다.
'여행 > 국내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호텔 더본 제주 예약한 방법, 디럭스 트리플 객실 후기 (0) | 2021.02.02 |
---|---|
대전 한빛탑 미디어 파사드 트리로 멋진 야경 구경하기 (0) | 2020.12.31 |
[강원도 고성, 속초] 소노문 델피노 설악 스위트 2박 (0) | 2020.08.19 |
[강원도 원주] 원주 가볼만한 곳, 뮤지엄 산 입장료와 명상관 체험 (0) | 2020.08.03 |
[강원도 원주] 오크밸리 리조트, 실내 수영장, 조식 뷔페, 알고 보니 치킨 맛집 (0) | 2020.08.0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