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도 채 말리지 못하고 잠들었다.
새벽에 기도 방송인지 뭔지
화들짝 놀라서 깨버렸다.
잠에서 갑자기 깬 불쾌감
상쇄시켜버리는 바깥 풍경.
오늘은 마라케시로 넘어가는 날이라,
마라케시 가는 수프라 버스를 예매하고
한국에서부터 고대하던
에사우이라에서 가장 유명한 빵집을
조식도 먹기 전에 갔다.
모로코에서 도시 간 이동을 할 때,
CTM 버스로 이동하는 것만 생각했었는데,
숙소 아주머니께서
수프라 투어 버스 터미널은
걸어갈 수 있을 만큼 가깝다고 해서
어제 터미널 위치를 봐 두었었다.
<에사우이라에서 마라케시 가는 버스>
- 요금: 1인 80 디르함.
- 소요시간: 3시간
- 버스 짐 값은 짐 하나당 5 디르함씩 받음.
버스도 예매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간
에사우이라 빵 맛집
<Pâtisserie Driss Fondee En 1928>
- 주소: 10 Rue Hajjali, Essaouira, 모로코
- 초콜릿 빵이 유명
1928년부터 이어져온 빵집.
가장 유명하다는 초코빵과
왠지 맛있어 보이는 아몬드 프레즐,
그리고 바퀴벌레를 닮은
초코파이 같은 빵도 주문했다.
사진전을 방불케 하는 내부.
모로코에 관련된 사진들과
여러 나라 국기들도 있다.
빵과 음료는 따로 주문하는 시스템이었다.
- 빵 세 개: 15 디르함
- 아메리카노와 민트 티: 14 디르함
여행 내내 생각했지만,
모로코는 빵이 특히 저렴하다.
따뜻한 아메리카노와 민트 티를 시켰다.
어차피 조식도 먹어야 해서,
그냥 포장해서
마라케시 가는 버스 안에서 먹을까도 생각했지만,
내부가 너무 예뻐서 눌러앉았다.
먹는 내내 눈이 즐거웠다.
가장 유명하다는 초콜릿 빵.
초코 페스트리였다.
사실 특별할 것 없는 맛없을 수 없는 빵이지만,
운 좋게 갓 나온 빵을 먹어서 너무나 맛있었다.
매진이 빨라 못 산 사람들 후기도 봤는데,
아침 일찍 가서 그런지
빵이 꽤 남아있었다.
뭔가 비주얼에 끌려 산 초코파이 같은 빵.
생긴 건 약간 바퀴벌레 같지만,
쿠키와 빵 사이의 식감.
안에는 땅콩버터가 발라져 있다.
티뜨릿은 단걸 별로 안 좋아해서
언제나 그렇듯 내가 다 먹었다.
빵집에 앉아 커피와 빵을 맛있게 먹는데,
조그마한 창문으로
빵을 만드는 주방을 볼 수 있게끔 되어있었다.
빵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 터라
호기심에 기웃거렸더니,
웃으며 엄지척을 해주셨다.
즐겁게 일하는 모습이 좋아 보인다고 생각했는데,
뒤에 괴로워하는 한 아저씨는 지금 발견했다.
무슨 일이세요. ㅠ
따뜻하게 채운 배를 안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
모로코에서 처음 먹는 조식이라
너무나 기대가 됐다.
포카리스웨트 광고처럼
흰 커튼이 바닷바람에 나부낀다.
덕분에 자체 모자이크.
하나 둘 나오던 정성스럽고 예쁜 조식.
모로코에서 먹은 조식에서는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직접 짠 오렌지주스가 나왔다.
특히 저 과일을 가득 담은 요거트볼이
너무너무 맛있었다.
물론 따듯한 커피나 티도 주신다.
모로칸 민트 티도 좋지만,
역시 아침엔 커피 한잔 때려야 한다.
크레이프와 모로코식 핫케이크 무세멘(Msemen).
갓 구웠는지 따뜻했다.
둥글넓적한 모로코 전통 빵 홉스는 기본.
쨈도 네 가지나 있어
정말 배부르고 맛있게 먹었다.
갔던 모로코 숙소 중에
유일하게 계란 프라이를 먹을 수 있었던 곳.
아침에 다녀온 빵집은 잊고,
정말 맛있고 배부르게 먹었다.
맛도 맛이지만,
예쁘게 차려진 정성이 좋았던 곳.
루프탑 뷰와 더해져 너무나 행복했다.
티뜨릿과 버스 시간을 고려해
여유롭게 숙소를 체크아웃했다.
짐을 실으려는 줄이 길어
여유롭게 나오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모로코 오기 전에
정말 겁을 많이 먹었었는데,
에사우이라로 첫 여행을 시작해서,
자신감을 잃지 않을 수 있었다.
머나먼 나라에서 발견한
내 고향 같은 에사우이라는 이제 안녕.
에사우이라에서 마라케시 가는 버스도
휴게소 같은 곳에 한번 정차한다.
찌뿌둥한 몸을 풀고 싶어
한번 내렸다.
그나마 마라케시까지는 3시간 소요되어
그동안의 장거리에 비하면 수월했다.
후기에서 호불호가 정말 많이 갈리던
혼돈의 마라케시 입성!
터미널에서 숙소인
레 트루아 마게까지는 약 10분 소요된다.
터미널 앞 대기 중인 택시 말고,
지나가는 택시가 사기가 없다고 해서
지나가는 택시를 잡았더니,
자꾸만 50 디르함 부른다.
멀지 않은 거리인데 좀 사기 같아서
한 세대는 그냥 보냈다.
우연히 잡은 마지막 택시에서
30 디르함 딜에 성공했다.
마라케시 안에서 30 디르함 이상의 택시비는
무조건 사기라고 생각하면 된다.
하지만 쉽지 않은 싸움이긴 하다.
쾌적하던 에사우이라와는 다르게
숨이 턱턱 막히는 먼지 가득한 공기. ㅠ
숙소 골목까지는 차가 들어갈 수 없어
이곳에 내려 주셨다.
마라케시 일정 내내
우리의 이정표가 되어준 예쁜 꽃나무.
마라케시 숙소인 레 트루아 마게에 도착했다.
<Les Trois Mages>
- 주소: Marrakesh 40000 모로코
- 방의 붉은 인테리어가 마라케시와 잘 어울림
- 야간 근무 직원이 친절함
마라케시 숙소를 고를 때
우리가 세운 기준은
제마 엘프나 광장과 멀지 않고,
모로코식 리야드의 느낌이 잘 나타나며,
무늬가 예쁜 타일로 꾸며져 있을 것.
그리고 1박에 10만 원이 넘지 않는 적정 가격.
이 기준에 모두 부합한 레 트루아 마게.
특히 야간근무 아저씨가
모로코에 서툰 우리를 정말 세심하게 챙겨주셨다.
야간근무해봐서 아는데,
밤을 새운 아침에 그렇게 친절하기 쉽지 않은데,
마지막 날 우리가 사막투어를 떠날 때
행여나 사기라도 당할까 봐
투어 업체 확인하러 데려다주셨다.
마라케시 여행 내내 모로코 아빠라고 부른 아저씨.
이름도 기억 못 하지만 감사합니다...
(아마 들었지만 까먹었을 듯)
로비에서 조식도 바로 먹는다.
어디든 원하는 곳에 앉으면 된다.
피아노와 기타도 있다.
칠 수 있으면 쳐도 된다고 하길래,
치러 갔는데 일렉기타였다.
졸지에 콘서트 할 뻔했다며 티뜨릿과 한참 웃었다.
모로코의 전통가옥인 리야드는
건물에 이렇게 중정이 뚫려있다.
웰컴티와 쿠키를 주며
근처 가볼만한 곳을 설명해주신다.
우리가 묵었던 방.
좁지만 내부 인테리어가 특이하다.
붉은 벽이 마라케시 느낌을 뿜뿜 준다.
마라케시 숙소 레 트루아 마게
조식 후기는 아래에 ↓
https://suritmi.tistory.com/28
에사우이라와 다른
마라케시의 매연에 왠지 두통이 왔다.
바히아궁, 엘 바디 궁전 등
모두 가려고 알찬 계획 세웠으나,
숙소에서 한참을 쉬었더니,
도착하면 구경도 못하고 문 닫을 것 같아 포기.
운영시간 꼭 확인하고 갈 것!
- 바히아궁 운영시간: 08:00~16:30
-엘바디 궁전 운영시간: 08:00~17:00
숙소에서 한참을 쉬다가
숙소인 레 트루아 마게에서
입생 로랑의 정원인 마조렐 정원까지는
1km 정도로 15분 거리였다.
한 여행 프로그램에서 이혜영이
마조렐 정원에서 우는 것을 봤는데,
대체 어떤 곳일까 궁금했었다.
궁금증 확인하러 고고!
내비게이션 티뜨릿이
길을 잘도 찾아주었다.
걷다가 마주치는 모든 풍경이 이국적이었던 마라케시.
마조렐 정원 후기는 다음글에서!
https://suritmi.tistory.com/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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