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지기 친구와 처음으로 해외여행을 가기로 했다.
성향이 많이 다른 우리지만,
호기심이 많고 모험을 좋아하는 점은 같다.
몽골 여행으로 사막에 꽂힌 나는
이집트 여행을 하고 싶어 했는데,
알라딘에 꽂힌 친구는
모로코에 가고 싶어 했다.
결과적으로는 친구 말을 따른 셈인데,
정말 후회 없는 인생여행이 되었다.
사막투어를 함께하던 사하라 출신 가이드 아브라함이
친구와 나에게 아프리카 이름을 지어줬는데,
이번 모로코 여행기에서는 아프리카 이름을 쓸 예정이다.
친구는 티뜨릿. 사하라 말로 별이라는 뜻이다.
나는 야스민. 알라딘의 자스민을 그들은 그렇게 부른다고 했다.
야스민과 티뜨릿의 여정 시작!
공항은 언제 가도 설레는 곳이다.
티뜨릿의 집에서 새벽 네시반에 출발하여
공항 리무진을 탔다.
우리가 탈 에어프랑스는
대한항공 마일리지 적립이 가능하다.
마일리지 번호만 알면.
근데 그걸 외우는 사람이 어딨나.
대한항공 부스에 가서 간단한 정보 확인 후,
마일리지 번호 스티커를 받을 수 있다.
직원은 티뜨릿의 예전 집 전화번호 네 자리를 물었고,
티뜨릿은 당연하게도 기억하지 못했다.
어렴풋이 떠오르는 그 네 자리를 내가 기억함으로써,
함께한 세월의 깊이를 실감했다.
이틀 밤을 새우고 여행 짐을 싸느라
잠을 제대로 못 잔 나는
수면욕보다 식욕이 강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티뜨릿이 아침으로 마지막 한식을 먹는 동안
여행 시작도 전에 반 기절 상태로 시간을 보냈다.
프랑스어 스터디도 했다는 티뜨릿...
꼼 비앙?(얼마예요?)만 열심히 써먹었다.
에어프랑스는 와인 달라고 하면
미니와인 한 병씩 준다.
와인의 나라답다.
와인과 함께하는 알라딘.
알라딘 진짜 다섯 번은 본 것 같다.
아니 대체 이런 거 왜 보는지 모르겠다.
인샬라만 주구장창 하던 그녀.
심지어 마라케시에서 돈 뜯길 뻔하고도,
할 줄 아는 말은 인샬라뿐...
에어프랑스에서 먹은 첫 기내식.
미식의 나라답게 혜자스러운 기내식.
티뜨릿은 한식 버전 먹었는데,
고추장이랑 김치도 줬다.
저 고추장 모로코에서 먹자며 챙기는 걸 봤는데,
모로코 여행 내내 찾을 수 없었다.
이 빵 좀 먹어봐요 자스민...
에어프랑스는 간식 아이스크림으로 메로나를 주는데,
원래 맛있는 메로나지만,
남의 나라 비행기에서 먹으니 더 맛있다.
심지어 간식 코너에 메로나가 막 쌓여있다.
혜자 에어프랑스. ㅠㅠ
그리고 간식 코너도 따로 있다.
원하는 만큼 가져다 먹으면 된다.
샌드위치, 쿠키, 초콜릿 등 간식거리가 있고,
음료, 샴페인 등도 원하는 만큼 따라 마시면 된다.
에어프랑스 정말 만족도 최상이었다.
여행 중에도 빨리 집에 가는 비행기 타고 싶다고 얘기할 정도.
빠다코코넛 맛 쿠키도 있었다.
기내식 먹고 자고, 간식 먹고 자고
먹고 자고 먹고 자고 하니
또 기내식 준다.
유럽이 멀긴 멀지만 지루할 틈이 없다.
(약간 오바 보탬)
파리에서 환승하는 비행기라 샤를 드골 공항에 내렸다.
프랑스에 다 와가는 듯해서 찍어본 하늘.
7년 만에 오는 파리에서 주어진 시간은
공항 내에서 4시간 50분이었다.
그래도 기억을 더듬어 샹젤리제 노래를 흥얼거려 봤다.
티뜨릿이 찍길래 호다닥 따라서 찍은
색감이 예쁜 과자들.
비행기에서 그렇게나 먹고도,
프랑스 공항에서 또 간식 사 먹는다.
이러니 살이 안 찌고 배기냐고요.
우리 둘 다 4kg 얻어왔다.
헬스장에 아프리카에서도 살쪄오는 사람으로 소문나버림...
킨더 아이스크림 죤마탱
열두 시간 비행기를 타고 왔는데
시간을 거슬러 온 우리는
여전히 대낮인 상태로 파리를 맞이하게 되었다.
뭔가 개이득인 기분.
레몬 타르트도 사 먹었다.
한국 오니 홈플러스에 널려있었던 레몬 타르트. ^^
간식거리 사니 선물이라며 주길래,
캔디 같은 건 줄 알고 꺼내먹으려고 봤더니,
단어카드였다.
이런 정성스러운 쓰레기라니...
파리에서 다시 카사블랑카 가는 비행기로 환승했다.
이번 비행기는 세명 좌석에 우리 둘만 앉게 되었다.
간식 칸은 없었지만, 널널하게 가게 되어 기뻤던 것도 잠시.
이번 비행기는 잘못 걸려서
동네 고양이 한 마리 울면 따라 우는 것처럼
아기들이 곳곳에서 울었다.
너무 많은 아기들이 울어서,
울음의 근원을 찾지도 못할 정도.
이러다 이명 오는 건가 싶었다.
뒤에서는 좌석을 발로 차는 아이도 있고,
총체적 난국.
그래도 뭐라고 하는 어른이 없어,
이것이 바로 프랑스식 육아인가 싶었다.
전통 한국식 육아로 자라난 우리로서는
견디기 힘들었던 시간들... ^.ㅠ
다행히 열두 시간 비행 뒤의 세 시간 비행이라
그나마 짧게 느껴졌다.
인고의 시간 끝에 카사블랑카 공항에 도착했다.
여기가 바로 아프리카인가!
도착 시간이 밤 시간이기도 했고,
밤에 공항에서 택시 흥정하느라
모로코의 첫인상을 망가뜨리기는 싫었기에,
공항 픽업 서비스를 한국에서 미리 예약했다.
http://www.navettecasablanca.com
이거 정말 유용하다.
모로코 여행 다녀보니,
택시 흥정이 정말 헬이었다.
픽업서비스를 홈페이지에서 예약하고 가면,
딱 내 이름 들고 기다려주시고,
환전, 유심 구입까지 기다려주시고,
정해진 금액 딱 300 디르함만 받으신다.
정해진 금액만 받는 것이 정말 당연한 일이지만,
모로코에서는 그렇지 않다. ㅠㅠ
어차피 공항에서 시내까지 흥정해봤자,
심야에는 최소 300디르함 받는다고 하니,
픽업 서비스 꼭 예약해서 가시길!
<모로코 환전, 유심 구입>
- 입국심사장을 나오면 유심칩을 무료로 준다.
(데이터는 없음)
- 데이터는 근처 슈퍼마켓에서 살 수 있다.
- 공항 내에 통신사에서도 유심을 살 수 있다.
(우리는 인당 150 디르함 주고 유심과 데이터 구입했으나,
비싸게 준 편이라고 하니 참고)
- INWI는 잘 터지지 않는다고 했으나,
우리는 MAROC텔레콤이지만 잘 터지지 않았다.
북아프리카 대륙에 있는 모로코의 10월은
우리나라 날씨와 비슷했다.
일교차가 크고 밤에는 꽤 선선했다.
우리가 예약한 숙소는 베스트 웨스턴 호텔 투브칼
다음날 새벽 바로 에사우이라 가는 버스를 타야 했기에,
CTM 터미널에서 가깝고 저렴한 숙소로 예약했다.
도시세로 40 디르함을 내야 했다.
다음날 에사우이라 가는 06:45 버스를 타야 했기에,
정말 잠만 잤다.
이후에는 모두 리야드에서 잤기에,
사실상 가장 현대적인 숙소였다.
모로코 숙소 중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본 욕조.
밤에 도착한 아프리카는 어둡기만 했다.
과연 낮의 아프리카는 어떤 모습일지,
설렘 반, 두려움 반이었던 첫날밤.
그때를 생각하니 아직도 두근거린다.
카사블랑카에서 에사우이라로!
https://suritmi.tistory.com/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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