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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2019 모로코 여행

[모로코 여행] 2일차 / 노을 지는 에사우이라 해변에서 말타고 인생샷 건지기

by Surikim 2020. 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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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사우이라 해변을 따라

하염없이 걷고 또 걸었다.

 

에사우이라 해변 차도

 

모로코의 10월 중순 날씨는 우리나라와 비슷하다.

일교차를 많이 걱정했는데,

그냥저냥 긴팔 입고 가디건 챙기면 무난하다.

 

에사우이라 해변

 

광안리 아님 주의.

낯선 에사우이라에서 맡는 고향의 향기.

 

카사블랑카 맥주

 

에사우이라 해변에서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아서 그런지,

맥주 한잔 즐길 수 있는 바들이 있다.

카사블랑카 맥주 한 병씩 하며,

해변의 오후를 만끽했다.

 

에사우이라 해변의 오후

 

모로코 자체가 그렇지만,

특히 에사우이라는

우리나라 사람들 여행 후기가 많지 않았다.

모로코 전체 여행 일정은

숙소와 도시별 이동 루트만 대충 짜 놓고는

그때그때 정하기로 했다.

 

여행 가기 전에 늘 꼼꼼하게 계획을 세우는 타입인데,

즉흥적으로 정하는 여행도 색다른 재미가 있었다.

카사블랑카 마시며 오늘 뭐 재밌는 거 해볼까 궁리.

 

CTM 버스 안에서 잠깐 얘기 나눈 모로코 여자분이

해변 승마 영상을 계속 보고 계셨는데,

나는 거기에 꽂혀버려 무조건 하자고 졸랐다.

 

에사우이라 해변 요가

 

맥주 한 병씩 클리어하고

다시 해변가로 나와보니,

해변에서 둥글게 자리 잡고

요가를 하는 외국인들도 있었다.

 

요가 어떻게 신청했어요... 넘나 부럽...

 

에사우이라 해변 노을

 

점차 해가 빨갛게 내려앉기 시작했다.

티뜨릿이 에사우이라 해변 사진 인스타에 올리니,

비양도 보인다고 올린 선배 댓글 너무나 웃겼다.

 

에사우이라 해변의 말

 

운명처럼 만난 에사우이라 해변의 말.

해변가를 거닐며 액티비티 업체 몇 군데를 봤는데

왠지 썩 내키지 않았었다.

한 바퀴 돌아보고 오자며 걷다가

에사우이라 해변에서 말 타고 있는 아저씨 발견했는데,

나는 이 말에 꽂혀버렸다.

 

에사우이라 해변 말 2

 

이때 찍었던 사진들이 너무 맘에 들어

마사회 공모전에 제출했다.

티뜨릿이 사진 제목을 '30 min 150 drh'로 지어줬다.

공모전 주제가 휴식이었는데...

부정 타서 그런지 수상은 실패했다.

 

- 해변 승마: 30분 150 디르함

 

에사우이라 해변 승마

 

몽골에서 낙마할 뻔한 경험이 있어

겁을 많이 먹어서

고삐를 한껏 잡아당겨서 미안했다.

석양을 구경할 수 있게 천천히 가준 착한 말. 

 

노을지는 에사우이라 해변의 승마

 

해가 내려올수록 해변가에 하늘이 거울같이 비쳤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황홀감이 들었다.

카톡 프사 했더니, 우유니 사막인 줄 아는 사람들이 많았다.

진짜 대충 찍어도 인생샷 건질 수 있다.

 

노을지는 에사우이라 해변과 말

 

티뜨릿이 고래고래 소리치기에 뭐라는지 들어봤더니,

아저씨들이 말로 숙소까지 데려다준다고 했단다.

사기 알레르기가 있는 나는

또 얼마냐고 물었더니,

100 디르함 더 달라고 해서 당장 내렸다.

우리가 내리니 말 타고 퇴근하던 아저씨들...

 

내리고 나니 더 예쁘게 지던 석양.

그냥 계속 탈걸 그랬다며 후회했다.

 

에사우이라 해변 석양

 

발걸음을 뗄 수 없었던 석양.

한참을 바닷가에 머무르다 저녁 먹으러 이동하던 중...

 

저녁 먹고 숙소 가서

아까 리퀴드 샵에서 산 소중한 술들 꺼내면 되겠구나...

싶었는데...

생각해보니 말 타느라

말 아저씨들에게 술을 맡겨놓았던 게 기억났다.

너무 슬펐다. 
어떻게 산 술인데...

암담했다.

 

사실 말 탈 때 말 아저씨들이

자기네들이 무슨 술집도 운영하고 있는데,

거기에서 오늘 파티를 할 거라며

우리를 초대했었다.

이런 낯선 도시에서 파티라니 미친 건가 싶어

나는 단칼에 거절했는데,

다행히도 티뜨릿이 명함을 가지고 있었다.

 

에사우이라 해변에는

말 아저씨들 말고도 낙타 아저씨들도 있는데,

낙타 아저씨들에게 상황을 설명했더니,

낙타 아저씨들이 고맙게도 말 아저씨들에게 전화를 해주었다.

"여기 동양인 여자애 둘이 너희가 가지고 간 짐 찾고 있어!"

 

말 타고 퇴근했던 아저씨들이

다시 말 타고 돌아와 우리의 술을 돌려주었다.

사실 그냥 모른 척 해도 우리는 아저씨들 찾을 길이 없었는데,

굳이 돌아와 술을 돌려준 말 아저씨들도 고맙고,

순수하게 도움을 준 낙타 아저씨들도 고마웠다.

 

악명 높은 모로코였지만

우리는 정말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었다.

나는 의심병 환자라 늘 경계를 늦추지 않았지만,

티뜨릿이 항상 사람들과의 연결고리가 되어주었다.

 

술을 찾고 든든한 마음으로 찾아간

에사우이라 맛집

 

<THE LOFT>

- 운영시간: 12:00~22:00, 일요일 휴무

- 주소: Rue Hajjali, Essaouira, 모로코
- 고급 음식점, 분위기와 인테리어 좋음

 

에사우이라 맛집 THE LOFT

 

추천받은 맛집이 다 일찍 문을 닫아서

트립어드바이저 후기 보고 고른 맛집.

THE LOFT.

우리가 원한 전통 모로코식 음식점은 아니었지만,

저렴한 물가의 모로코에서

고급 레스토랑을 가볼 좋은 기회가 되었다.

 

THE LOFT 식전빵

 

식전빵 주신다.

Is it free? 는 이제 그냥 틱 수준으로 말해버림.

 

THE LOFT 추천메뉴

 

가게 앞에 오늘의 메뉴가 있었는데,

흰 살 생선과 으깬 감자, 그리고 어쩌고의 요리였다.

맛있냐고 물어보니 맛있다고 해서 주문했는데,

정말 맛있었다.

 

THE LOFT 오늘의 메뉴

 

플레이팅도 예쁘게 나오고

분위기도 너무 좋았다.

금세 자리가 꽉 차서 맛집임을 증명해 주었다.

 

THE LOFT 추천메뉴 2

 

으깬 감자 위에 올린 소불고기 같은 요리.

양념이 짭짤 달달해서 우리나라 불고기와 비슷하다.

맛없을 수 없는 맛.

 

THE LOFT 한상

 

짜지 않고 담백해 한국인 입맛에도 잘 맞고,

분위기, 인테리어도 좋았으며,

이렇게 한상 시키는데 270 디르함 나왔다.

(한화 약 33,000원)

모로코 물가에 비하면 비싸지만,

한국에서 이런 고급 요리를 3만 원대에 먹기는 힘들다.

 

긴 여행으로 모로코 음식에 질렸다면

에사우이라 THE LOFT에서 고급 요리를 즐겨 보는 것도 추천한다.

 

 

다시 숙소인 쳄스 블루로 돌아왔다.

오는 길에 맥주와 함께 까먹을 과자도 샀다.

 

플래그 맥주

 

모로코 맥주라는 플래그 맥주.

 

플래그 맥주와 과자

 

달디 단 초코칩 과자와 함께

에사우이라에서의 첫날밤을 마무리해본다.

 

평생 기억에 남을 에사우이라 해변 승마는

모로코에서 꼭 경험해보기를 바란다.

 

팁이 있다면

노을 지는 시간에 맞춰서 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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