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은 여행만 오면 조식을 어마어마하게 먹는다.
어차피 호핑투어 하는 날이니,
달리 꾸미지도 않고 눈 뜨자마자 조식을 먹었다.
내가 여행에서 가장 사랑하는 순간이
하루를 끝내고 침대에 누워
그날의 사진들을 보는 것이라고 했던가?
뻥이다.
사실 조식 먹는 순간을 가장 사랑한다.
아침 여덟시 반에 호핑투어 업체에서 픽업을 오기로 했다.
빵빵한 배로 리셉션으로 나가자마자 픽업 차량이 도착했다.
호핑투어 업체를 고를 때 나름의 기준이 있었다.
1. 단독투어여야함
2. 배 위에서 간식을 줘야함(맥주, 과일 등)
3. 낚시가 포함되어 있는가?
4. 라면 끓여주는가?
5. 합리적인 가격
열심히 비교검색한 결과,
단독호핑투어 치고 저렴한 가격으로 진행하는
액티비티 업체를 발견하고는 예약했다.
https://cafe.naver.com/cebuadventure
4인 단독 호핑투어
예약금: 8만원
현지지불: 240$
소름 끼치게 만족은 아니었지만,
단체 호핑투어와 크게 차이 나지 않는 가격으로,
가족끼리 오붓하게 잘 다녀올 수 있다.
그토록 단독 호핑투어를 원한 이유. ㅋㅋㅋ
집에서 쓴 환갑 현수막을 배에 달았더니,
요트 한채 빌린 부르주아 느낌 낼 수 있었다.
우리끼리 하는 투어라 가능했고,
혹시나 실례가 될까 조심스레(콩글리쉬라 못느꼈을수도 있지만)
여쭤봤는데, 흔쾌히 낚시줄로 달아주셨다.
나중에 바람에 현수막이 너무나 펄럭거렸는데,
생수통을 달아 고정시켜주시는 센스까지 발휘하셨다. ㅠㅠ
정말 감사합니다...
재활용이 난무하는 세부여행
아빠 환갑 잔치의 반전케이크에 사용한 토퍼인데,
세부 여행에도 사용하려고 일부러 요청하여 제작했다.
그래서 코팅된 채로 사용했지만,
아크릴 막대도 챙겨주셔서 나름 기분낼 수 있었다.
인당 맥주 2병, 음료수 2병을 마실 수 있다.
어차피 다 못마시지만,
바닷바람 맞으며 목을 축일 수 있다.
힐루뚱안에 가서 스노쿨링을 시작했다.
사실 힐루뚱안인지 어딘지 모르겠지만,
그냥 바다 한가운데에 배들이 옹기종기 모여있었다.
들어가서 스노쿨링하는 동안
수중카메라로 사진도 찍어주시고,
공기방울도 도너츠 모양으로 만들어주신다.
신기했으나 워낙 리액션이 없는 나인데,
리액션을 그것도 물속에서 해야해서 난감했다.
그래도 많이 노력했다.
수영을 하지 못하는 엄마를 위해
얼굴 전체가 가려지는 스노쿨링 마스크를 가져갔는데,
그게 고장이 났는지 물이 들어가버려서,
엄마는 더더욱 겁을 먹고 배 위로 올라가고 말았다.
바로 뒤따라 올라가는 아빠를 보며,
그래도 부인 챙기는구나 싶었는데,
나중에 얘기 들어보니
아빠도 무서워서 올라간 거였다.
엄마보고 맥주병이라며 그렇게 놀리더니...
영어도 배워왔다고 그렇게 큰소리를 치더니,
담배 피는 곳만 귀신같이 찾고,
나머지는 하나도 도움 안됨 ^^
면세점에서 담배값만 떼였다.
언니와 나는 스노쿨링이 재밌었는데,
엄마, 아빠가 함께하지 못해 아쉬웠다.
엄마가 걱정되어 배로 올라가서,
엄마!!!!!!!!!! 엄마!!!!!!!!!! 불렀는데 남의 배였다.
여기 남의 집이에요... 말씀해주시던 한국인 아저씨.
스노쿨링 마스크 쓴 채여서 다행이었다.
원래라면 힐루뚱안에서 스노쿨링을 더 해야하지만,
우리는 그냥 다른 배들보다 빨리 날루수안 섬으로 이동했다.
단독 호핑투어여서 가능했다.
섬에 도착해 바로 뷔페에서 점심을 먹는다고 했다.
그치만 아침에 조식을 엄청나게 먹은 우리는
배가 별로 고프지가 않았다. ㅠㅠ
스노쿨링도 하는둥 마는둥 해서 딱히 소화도 안되고,
섬 구경하며 사진 먼저 찍어도 되냐고 했더니, 괜찮다고 하셨다.
화장실도 가고, 섬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사진도 찍었다.
크지 않은 작은 섬이기에, 사진 포인트에 사람들이 몰린다.
우리 가족은 다른 배보다 일찍 출발하여,
보다 여유롭게 찍을 수 있었다.
오지게 우려먹는 반전케이크 토퍼 ^^
호핑투어 가이드가
계속 날루수안에 큰 거북이가 있다더니,
이런 연못같은 곳에 있었다.
처음엔 찾기 힘들어 거북이 슬리핑~ 슬리핑~ 했었는데,
나중에 보니 너무 커서 바위인 줄 알았다.
사진을 찍고 점심을 먹으러 갔다.
날루수안 내 식당은 이 뷔페 한 곳 밖에 없다.
뷔페를 이용할 수 있게끔 팔찌를 채워주신다.
그냥 저냥 뷔페였는데,
한국인들이 망고를 썰어놓는 즉시 쓸어간다.
나도 그 중 한명이었다.
급해서 손으로 집는 분도 계셨다.
집에 가서 엄마한테 망고 좀 사달라고 하시길. ㅠ
이런 곳에서는 게를 먹어야 게이득인 줄 알고,
많이 퍼왔는데 딱히 살이 없어서 손만 버렸다.
점심을 먹고 다시 날루수안에서 스노쿨링 시작!
오지게 우려먹는 여행토퍼 22 ^^
호핑투어 떠나기 전 브리핑 해주실 때,
모자를 꼭 조심하라고 했는데,
꼭 이렇게 멋부리다 떨어트리는 사람이 있다.
와 엄마 저기 모자 봐봐 했는데
알고보니 엄마 모자 ^^
막대기로 주워주셨다. 감사합니다...
날루수안에서 다시 스노쿨링을 시작했다.
이곳에서도 물고기는 많았는데,
물이 얕아서 그런지, 힐루뚱안보다 탁한 느낌이었다.
사람들도 와글와글 넘나 많아서 목욕탕같았다.
그래도 물이 따뜻해서 좋았다.
(왜 물이 따뜻했을꼬...)
수중에서 사진 찍어주시니,
가족 사진 한방은 남기자고 해서
엄마 아빠도 물속으로 들어왔다.
하나, 둘, 셋! 하며 열심히 찍은 오합지졸 사진
자리 못 잡고 뒤에서 열심히 끼고파하는 언니,
가이드 손 놓지 못해서 사진에 계속 의문의 가족 만드는 엄마,
그런 엄마를 데려오는 아빠와 나...
호핑투어에서 선상낚시도 포함되어 있었다.
낚시대를 주시는 건 줄 알았는데,
그냥 낚싯줄로 낚시를 한다.
하도 물고기가 안잡히니,
가이드 분이 물 속으로 들어가셨다.
이후에는 물고기가 족족 잡히기 시작했는데,
물고기를 몰아주신건지,
물고기 입에 미끼를 갖다댄건지,
꽂아준건지 그건 의문이다.
회쳐서 먹을 줄 알았는데,
그럴 크기도 아니었고, 먹어도 되는 물고긴지도 모르겠다.
낚시 후에는 라면을 끓여주신다.
아까 잡은 물고기를 넣어 끓이는 건가 했는데,
사실 낚시하는 도중에 이미 끓이고 계셨다.
이미 뷔페에서 배가 불렀던 우리는
얼마 먹지 못하고 가이드 분들께 드렸다.
누군가에게는
누가 집을세라 손으로 집어가야하는
소듕한 망고인데...
남기고 말았다.
팁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지만
그래도 물속에서 너무 고생하시고,
반나절 베풀어주신 친절이 고마워
소정의 팁을 드렸다.
그런데 돌아오는 배 안에서
팁을 받고 표정이 많이 안좋아지신 것 같았다고
엄마가 많이 걱정했다.
여행 끝나고나서도 얘기할 정도였다.
마냥 놀기만 한 우리도 지치는데,
저분들도 지치셔서 그런게 아닐까 했는데,
사실 그렇게 생각하고만 싶다.
주고도 찝찝한 팁문화는 내겐 너무 낯설다.
호핑투어 후 저녁은 나가서 알리망오도 먹고,
크림슨 리조트 칵테일 바 가서 술도 한잔 하려고 했으나,
너무 너무 피곤해서 마냥 늘어져 있었다.
(크림슨 리조트 내 칵테일바 Azure beach club 가실 분은
투숙객이 아니라도 갈 수 있고,
18시~20시는 1+1 해피아워 진행하니 참고하세요!)
결국 리조트에서 쉬다가 리조트 내의 알레그로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었다.
처음 먹어보는 브랜드의 흑맥주였는데,
너무너무 맛있었다.
무난무난 맛있는 피자
나쵸같은 과자가 올려진 샐러드
무난한 메뉴들을 시켜서 그런지 일반적인 맛이었다.
알레그로 레스토랑에서는 라이브 공연도 진행한다.
맥주와 피자, 샐러드 그리고 노래와 함께하는 분위기 값으로
총 1,953페소(한화 약 44,900원) 지불했다.
아깝지 않았다.
마리바고 블루워터에서 보내는 두번째 밤이 저물어간다.
남들 다 가는 유적지 말고
인스타 핫플만 골라 가는 시티투어 후기는
3일차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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