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와 함께 블로그 모임에 참여하기로 한 날이다. 블로그를 한 지 오래되었으나 이상하게 애드센스 승인이 되지 않아 속상하던 차에 오빠가 블로그 모임에서 정보를 얻는 것이 어떻겠냐고 했다. 운 좋게도 블로그 관련 책을 내신 '친절한 효자손'이라는 블로거님이 모임을 운영하신다고 하셔서 가보기로 했다.
둔산동 윙스터디라는 스터디 카페에서 모임을 진행한다고 하셨는데, 오빠가 마치고 오는 시각은 7시, 모임은 8시였다. 저녁으로 정식을 먹기는 애매한 시간이라 둔산동 윙스터디 근처에서 가볍게 먹을 분식집을 찾기로 했다. 떡볶이를 좋아하는 나는 대전의 유명한 떡볶이로 바로 그 집 떡볶이, 떡반집 떡볶이, 현정 떡볶이 등을 알고 있었는데 유독 떡반집만 그동안 가보질 못했다. 마침 둔산동 윙스터디 근처에 떡반집 본점이 있어 오빠에게 가보자고 졸랐다. 주차는 노상 유료 주차장에 해야 하는데 21시 이후에 차를 뺄 거라고 하니 그냥 이후에 체크 안 할 테니 5,000원을 달라고 하셨다. 내가 차가 없어서 그런지 주차 요금은 왠지 늘 아깝다. 오빠는 원래 둔산동 인근이 주차하기 어려워서 좋은 자리에 한 것만으로도 운 좋은 거라고 말해주었다. 3시간 정도 체류하는데 5,000원이면 싼 거라고. 그래도 아깝다.
<떡반집 본점>
- 주소: 대전 서구 둔산로 8
(둔산동 1091)
- 전화번호: 042-472-2921
- 영업시간: 매일 10:00~22:00(신정, 명절 연휴 쉼)
- 추천 메뉴: 치즈 떡반(소, 중, 대) 3,000~4,000원
햄 계란 토스트 3,200원
그토록 가고 싶었던 둔산동의 떡반집. 20,000원부터는 배달도 된다고 하니 참고하길. 이상하게 다른 유명한 떡볶이집은 많이 가봤는데 떡반집만 처음이다. 뭔가 특별한 맛이라기보다는 학창 시절 추억을 자극하는 맛일 것 같은데, 내가 학창 시절 추억이 없어서 그런가?
떡반집의 메뉴와 가격이다. 국물이 많은 국물떡볶이 느낌이다. 이상하게 떡반집의 떡볶이는 떡볶이가 아닌 떡반으로 칭한다. 떡반집에 왔으면 떡반집의 법에 따라 떡반을 주문했다. 여자 둘이서 보통 떡반 중자 하나와 토스트 하나를 시켜 나누어 먹는 것 같아 우리도 치즈 떡반 중자 하나와 햄 계란 토스트를 주문했다. 토스트 사진을 봤을 때 계란이 두터운 것이 맛있어 보였는데, 햄 계란 토스트 말고도 다른 토스트에도 계란이 들어가는지는 모르겠다.
카운터 겸 주방에서 주문을 하고는 아무 자리에나 착석하면 된다. 주방에서 한 분은 조리, 한 분은 계산 및 포장을 맡고 계셨다. 구석구석까지 차지한 낙서들이 떡반집이 견뎌온 세월을 말해준다. 내가 다닌 여고 앞에도 추억이 어린 떡볶이 집이 있었는데 대전 사람들에겐 떡반집이 그러하겠구나 싶었다.
조금 기다리라고 하시더니 금방 나온 떡반집의 치즈 떡반과 햄 계란 토스트. 치즈 떡반은 떡반 위에 체다 치즈가 한 장 올라간다.
치즈 떡반 중자를 주문했더니 라면기같이 생긴 그릇에 절반 정도를 담아 주신다. 치즈와 함께 한입 떠먹어 보았다. 국물 떡볶이는 포크로 찍어먹기보다는 떠먹는다는 표현이 맞다. 국물이 많아 밍밍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국물의 간이 강해서 조화가 잘 맞았다. 떡에도 간이 잘 배어 있고 어묵도 한입 크기로 작게 잘라져 있어 떡반의 떡, 국물과 함께 잘 떠먹을 수 있었다.
떡반집의 떡반만큼이나 기대가 되었던 햄 계란 토스트. 떡반집은 떡볶이도 맛있지만 토스트가 맛있기로도 유명하다고 한다. 학창 시절 추억이 어린 분식집은 저렴한 것이 제맛인데, 사실 토스트가 3,200원이면 그리 싼 것도 아니다 싶은 생각이 든다면 떡반집의 햄 계란 토스트를 집어 계란의 두께를 보면 된다.
계란이 정말 두툼하게 들어간 떡반집의 햄 계란 토스트. 빵의 한쪽 면에는 딸기잼, 한쪽 면에는 케요네즈 같은 것이 발라져 있다. 그리 많은 재료가 들어가지 않은 단출한 햄 계란 토스트지만 떡반만큼이나 정말 맛있다. 계란이 특히 두껍고 부드러워 매콤한 떡볶이와 먹기에도 제격이다. 오빠와 맛있게 떡반집의 치즈 떡반과 햄 계란 토스트를 나눠 먹었다. 오빠는 양이 조금 부족했는지 이후에 버블티를 또 사 마시긴 했다. 남자 둘이 온 테이블은 떡반 두 개에 토스트 두 개를 시켜 먹던데 너무 옹졸하게 주문했나 싶었다. 오빠가 이후에 사마신 버블티와 우리가 떡반집에서 먹은 떡반, 토스트의 가격이 비슷했다. 추억의 분식집 떡반집의 가성비를 실감하는 부분이었다.
대전에서 학창 시절 추억을 맛볼 수 있는 떡볶이를 찾는다면 둔산동 떡반집 본점에서 떡반과 토스트를 먹어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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