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티뜨릿과 함께한 여행.
작년부터 가고 가고 싶었던 펜션이 있었는데,
바로 충북 옥천의 경성민박이었다.
오빠와 옥천 여행 가면서 알아놓은 펜션인데,
늘 예약이 차서 예약을 할 수가 없었다.
이번에는 두 달 전부터 미리 예약을 해두었다.
이 날이 언제 오려나 했는데 그래도 시간이 흘러 경성민박에 오게 되었다.
<경성민박>
- 주소: 충북 옥천군 군북면 환산로 815 경성민박
(이평리 540)
- 전화번호: 010-9979-1924
- 이용 가격: 햇살방 19만 원
- 체크인 15:00~20:00, 체크아웃 11:00
- 특이사항: 저녁식사 제공(무한리필 바비큐와 장어)
굽이굽이 대청호를 따라
한참을 들어가야 있는 경성민박.
사륜구동으로 와야 하는 것 아니냐며
힘겹게 레이를 끌고 간 티뜨릿.
네비는 직진인데 근처에서 경성민박 푯말을 발견해서
그 길을 따라 쭉 올라갔더니 발견했다.
고양이가 정말 많던 옥천 경성민박.
고양이 극혐 하는 나로서는
고양이 때문에라도 재방문이 힘들지 않을까 생각했다...
고양이가 정말 많고 강아지도 있으니
동물 좋아하는 사람들은 정말 좋아할 것 같다.
지옥 같은 고양이 소굴을 통과하여 도착한 햇살방.
우리 방은 카운터 역할을 하는 주방과도 가장 가깝고
1층에 위치해서 들락날락하기 좋았다.
들어가자마자 둘이 쓰기엔 너무 넓어서 놀랐다.
난로도 있어 겨울에도 따뜻하게 쉬기 좋을 것 같았다.
복층 구조로 되어 있었고 2층에 올라가면 침실이 있다.
2층 침실에서 보이는 호수 뷰.
간단히 조리를 할 수 있는 공간도 있다.
조리도구는 그리 많지 않으니 참고.
헤어드라이기와 일회용품 세면도구, 수건까지 모두 제공된다.
보통 민박에서 이렇게 일회용품 세면도구를 주진 않는데
이런 세심한 배려가 좋았다.
베란다로 나가서 뷰를 감상할 수도 있다.
옆에 위치한 곳은 조리 공간.
무한리필 바베큐의 저녁식사가 주 장점인 곳이라 그런지
낮부터 계속 식사를 준비하고 계셔서
주방이 쉴 틈이 없어 보였다.
위치도, 뷰도 모두 만족스러웠던 햇살방.
방 선택이 매우 좋았다.
다만 방 문 앞에 바로 캣타워가 있어서
나만 출입이 힘겨웠을 뿐.
무슨 생각인지 커플 잠옷을 챙겨 온 티뜨릿.
내가 영영 떠난다고 생각하는지 자꾸만 안 하던 짓을 한다.
침실에서 바라보는 초록빛의 풍경과
그날따라 뭉게뭉게 핀 구름들이 예뻐
뷰를 안주 삼아 낮부터 맥주를 깠다.
이 날 사실 금요일 연차를 쓰고 갔었는데,
마침 부서 일정과 겹쳐 정말 손이 발이 되도록 빌며 연차를 허락받았다.
연차를 쓰고 왔음에도 마음이 무거웠고,
다른 개인적인 일과도 겹쳐서 전화를 몇 통을 받았는지 모른다.
왜 늘 놀러 갈 때는 바빠지는지 모를 일이다.
저녁식사를 여섯 시에 예약해서
시간에 맞춰 사장님이 문을 두드리셨다.
나는 식당에 가서 모든 방의 손님들이 모여서 밥을 먹는 줄 알았는데,
방마다 식사를 할 수 있는 개별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고,
심지어 이렇게 멋진 한 상을 차려 놓으셨다.
저녁상을 보자마자 손이 발이 되도록 빌어 연차를 쓰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랍스터에 삼겹살에 각종 반찬, 샐러드, 된장찌개까지.
심지어 장어도 있다.
그 모든 곳을 숯불 바베큐에 구워서 먹는 맛이란.
심지어 마른안주도 제공된다.
이 오징어를 잘 구워서 저녁 야식으로 먹으려고 했으나,
내가 고양이 쫓다가 오징어를 다 쏟아버리고 말았다. ㅠㅠ
명이나물과 대파 김치, 백김치 등
반찬도 하나같이 다 맛있었다.
보통 무한리필이면 맛은 별로인 경우가 많은데
역시 인기 많은 곳은 이유가 있구나 싶었다.
밥도 흑미밥이었고 찐 밥이 아니라 갓 한 것처럼 맛있었다.
내가 쏟아버린 문제의 오징어.
티뜨릿 미안해... ㅠ
어차피 배 불러서 먹지도 못했을 거야...
랍스터에 돼지고기의 부위도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었고,
양념갈비와 장어, 그리고 꼬치류, 구워 먹는 치즈도 있었다.
마약 옥수수에 소세지까지 깔려있다.
후기 쓰다 보니 또 가고 싶다.
무한리필로 제공되는 것은 고기류, 장어와 각종 반찬들이고
과일은 무한리필은 아니라고 설명해주셨다.
발이 쳐져있긴 하지만
저녁을 먹으면서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다 먹고 나면 저 철가방에 넣어두면 된다.
남자는 반납하고 여자는 구경만 하라는데
내용을 떠나 성별을 나누어 역할을 구분 짓는 것 자체가 별로였다.
다 좋은 옥천 경성민박이었지만, 철가방의 문구 외에도
화장실에도 여자 말을 잘 듣자 같은 멘트가 붙어있어
시대의 흐름을 과하게 역행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직장 양성 평등 담당자로서 심기가 불편했다.
티뜨릿과 나는 무한리필 고기와 장어를 먼저 먹고
각종 꼬치류, 랍스터를 나중에 먹었다.
근데 우리처럼 욕심부리지 않는 것이 좋을 듯.
기본 제공되는 한 상만 하더라도 둘이서 배가 엄청 부르다.
무한리필 집이라고 욕심부리지 않고
적당히 맛있게 먹는 게 중요한데,
약 20년 가까이 배가 터지게 먹어온 우리이기에
습관이 쉽사리 변하지 않는다.
결국 나중에 소화제 사 먹었다.
우리 같은 사람이 많은지 카운터에 가스활명수도 구비되어있으니 참고.
한 병에 2000원으로 사 먹을 수 있다.
아 그리고 깜빡했는데, 복분자주도 무한 제공된다.
도수가 좀 세긴 하지만 향도 좋고 맛있었다.
꽤 실했던 랍스터.
저녁식사는 오후 여섯 시부터 여덟 시까지 먹을 수 있는데,
두 시간 가까이 꽉 채워 저녁을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배가 너무 불러 산책을 나가기로 했다.
지옥 같은 고양이 소굴을 통과해야 했지만
움직이지 않고서는 소화가 되지 않을 것 같았다.
충북 옥천 펜션 경성민박의 저녁 뷰.
사실 이 곳의 단점이라면,
주변에 갈만한 곳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계곡이 있는 것도 아니고, 산길을 산책하기도 힘든 게
나가면 바로 정말 첩첩산중 같은 느낌이고
사람이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어두워서
차에 치이기 십상이었다.
그래서 이렇게 무한리필 바베큐 저녁식사를 제공해
특색 있게 컨셉을 잡았나 싶었다.
주변 관광 콘텐츠는 부족하지만
그래도 부족한 점을 충분히 뛰어넘을 정도로
무한리필 바베큐 저녁식사의 퀄리티가 좋았다.
주변 산책은 못했지만,
마당에 위치한 방방이에서 방방 뛰었다.
이상하게 방방이만 타면 웃음가스를 마신 것처럼 웃음이 난다.
동심으로 돌아간 것처럼 엄청 웃었다.
티비 보다 이야기하다 잠들었는데,
아침에 사장님이 벨을 누르셔서 나가보니
조식이라며 도시락을 주셨다.
어제 먹은 무한리필 바베큐가 소화도 채 안된 것 같은데,
이렇게 정성스러운 반찬과 밥과 국이 담긴 도시락을 주시다니.
심지어 국은 북엇국이어서 더 감동이었다.
아침식사는 부실할 만도 한데,
불고기도 너무 맛있었고,
밥도 갓 한 것 같은 맛이 나서 결국 아침도 다 비웠다.
티뜨릿과 나의 공통 의견으로는
가족들끼리 오면 정말 좋을 것 같다는 것이다.
특히 엄마가 친구들과 국내여행을 갈 때는
꼭 식사가 모두 제공되는 곳을 찾을 때가 많았는데,
옥천 경성민박에 오면 장 볼 필요도, 식사를 준비할 필요도 전혀 없기에
엄마에게 추천해주어도 전혀 손색없을 것 같았다.
다음에는 가족이나 오빠랑 와야지.
예약을 못 잡더라도 경성 BBQ로라도 이용할 예정이다.
재방문 의사 100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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