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부산에서 친구들을 만났다. 마침 외할머니 생신이라 연차를 쓰고 부산에 내려가기로 했는데 친구들이 라탄 공예 원데이 클래스를 함께 들어볼 의향이 없는지 물어보았다. 고민할 것도 없이 옳은 라탄이라는 라탄 공방의 링크를 받아서 뭘 만들지 고민했다. 라탄 백부터 조그만 라탄 바구니, 라탄 스탠드까지 만들 수 있었다. 동남아 가면 라탄 백 하나 꼭 사 와야겠다고 늘 생각했으나 왠지 여행 가서 사면 덤터기 쓰는 것 같아 사 오지 못했었다. 그래서 나는 라탄 백을 만들어 보기로 했고, 친구들은 스탠드가 필요해서 라탄 스탠드를 만들기로 하고 옳은 라탄의 라탄 공예 원데이 클래스를 예약했다.
<옳은 라탄>
- 주소: 부산 수영구 광일로 49 옳은 라탄
(광안동 529)
- 전화번호: 010-9545-2916
- 원데이 클래스 가격: 65,000원~
(라탄 백의 경우 가방에 따라 5,000원 추가 요금 있을 수 있으며,
스탠드는 기본 하얀 전등갓 외에 천을 덧댈 경우 5,000원 추가 요금 있음)
이상하게 친구들 무리가 다르면 그 무리 속에서 나의 역할도 늘 달라지는 것 같다. 고등학교 친구들 무리 사이에서는 내가 항상 계획을 세우고 꼼꼼히 체크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 날 만난 친구들 사이에서 나의 역할은 늘 깍두기처럼 얹혀 한 치 앞을 모르고 따라다니는 역할이다. 오사카 여행 때부터 이런 역할이 시작되었는지도 모른다. 그러고 보니 괌 여행도 오사카 여행도 이 친구들과 함께 했다. 이제 내년이면 모두 유부녀가 되는데, 내년 이후에도 늘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다.
여하튼 이 날도 한 치 앞도 모르고 라탄 공방의 이름도 몰랐던 나는 당일이 되어서야 옳은 라탄이 내가 아는 수영의 번화가에서는 꽤 거리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사실 차로 가면 금방이지만 부산의 주차, 교통난을 생각해 친구가 차를 두고 왔기에 우리는 수영 리오네에서 점심을 먹고 기본요금의 거리를 지불하고 택시를 타고 옳은 라탄으로 왔다. 비치 그린 아파트의 상가에 위치해 있으므로, 비치 그린 아파트를 찾아오면 쉽다.
도착하자마자 라탄으로 만들어진 작품들이 가득해서 여름 휴양지 느낌이 물씬 나던 옳은 라탄. 우리도 오늘 이 곳에서 작품 하나를 만들어 가야 할 텐데. 사실 블로그를 보고 만들고 싶은 것을 미리 골라 말씀드리면 선생님께서 바로 만들기를 시작할 수 있게 준비해 주시는데, 나는 그냥 라탄 가방을 직접 보고 고르고 싶어서 무작정 갔더니, 준비 과정에 시간이 조금 소요되었다. 만들기는 약 두 시간이 소요되며 내가 조금 꾸물거렸기에 우리는 두 시간 이십 분 정도 소요되었다.
라탄 백 만들기 재료
라탄을 적실 분무기, 가위, 라탄, 기타 부재료들이 필요하다. 생각보다 준비물이 간단했다. 가방의 모양은 여러 가지가 있었는데, 나는 천이 만이 들어간 가방보다는 그래도 라탄 모양이 많이 보였으면 싶어서 뒤편에 위치한 가방을 골랐다. 옳은 라탄 공방의 선생님께서 뒤편의 라탄 백은 크기가 커서 시간이 오래 걸릴 수도 있다며 모양은 그대로 하되 좀 더 작게 만들기를 추천해 주셨다. 치수를 재어보고는 나는 지름 12cm의 작은 원통형의 라탄 백을 만들기로 했다.
라탄 백의 밑면부터 만들기를 시작해야 한다. 촘촘하고 질서 정연하게 짜인 라탄이 안정감을 준다. 옳은 라탄의 라탄 공예 원데이 클래스를 들으면 사실 시작과 끝 부분, 그리고 어려운 부분은 선생님께서 다 해주시니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리고 왠지 시작과 마무리 부분을 배우면 뭐든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근거 없는 자신감도 들었는데 무서운 생각이었다.
정말 손이 빠르시던 선생님. 내가 라탄 백의 디자인을 결정하자마자 금방 처음 매듭 만들기를 시작해 주셨다.
어느새 모양이 잡힌 라탄 백의 밑면. 내가 할 부분은 그냥 라탄을 지그 재그로 엮어가며 돌리기만 하면 되기에 쉬웠다.
선생님께서 알려주신 대로 위로 아래로 엮고 있으니 선생님께서 오렌지 주스와 과자를 라탄 코스터와 라탄 바구니에 내어 주셨다. 정말 먹고 싶었지만 처음 해보는 라탄 공예에 정신이 팔려 먹을 새가 없었다.
지름 12cm의 밑면을 완성하니 선생님께서 또 밑면의 마무리를 해주시고, 기둥이 될 부분을 세워 주셨다. 나는 또다시 라탄을 돌려가며 안쪽, 바깥쪽으로 엮기만 하면 되었다.
라탄을 안쪽, 바깥쪽으로 돌려가며 엮고 있으니, 선생님께서 너무 오래 걸릴 것 같다며 빗살 무늬 문양을 넣어주신다고 하셨다. 손이 정말 빠르셔서 신기했다.
선생님의 많은 도움으로 완성된 나의 첫 라탄 백. 사실 가방보다는 바구니에 더 가까워서 오히려 활용도가 더 높을 것 같아 마음에 쏙 들었다.
드라이기로 말린 후 선생님께서 오일을 꼼꼼히 발라주시고는 가죽으로 된 가방 끈을 부착해 주셨다.
안에는 꼭 맞는 파우치를 넣어 수납이 용이하게 만들어 주셨다. 사실 원데이 클래스로 뭔가를 만들면 체험에만 의미가 있고 활용도는 낮을 때가 많은데, 이번에 들은 라탄 공예 원데이 클래스는 내가 정말 쓸 물건 하나를 만든 것 같아 다른 어느 원데이 클래스보다도 기분이 좋았다.
작은 라탄 소품부터 심지어 바구니, 탁자까지 다양했던 옳은 라탄. 강사 준비 과정으로 수업을 수강하면 이렇게 다양한 인테리어 소품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심지어 아기용 놀이 목마까지 라탄으로 만들 수 있다. 끈기는 없지만 언젠가 한번 전문적으로 배워보고 싶은 마음이다. 꽃꽂이 클래스를 들을 때도 느꼈지만, 꽃, 나무와 같은 친환경 재료로 무언가를 만들면 그 자체로 마음이 힐링되는 느낌이 든다.
친구들 스탠드를 가져갈 수 있게 꼼꼼히 포장해 주신 옳은 라탄의 선생님. 우리는 성격상 너무 과한 친절이나 수다스러움을 선호하진 않는데, 옳은 라탄의 선생님은 알려주실 부분만 딱 알려주시고 쿨한 느낌이 들어 라탄 백 만드는 과정이 더 즐겁게 느껴졌던 것 같다. 근데 지금 든 생각인데 선생님 왜 저희에겐 앞치마 안 주셨는지...
끝나고 급하게 부산역을 가야 하는 친구가 있었는데 선생님이 지하철역까지 걸어가면 아마 딱 맞게 도착할 거라고 했는데, 정말 딱 맞게 도착해서 신기했다. 지하철역까지 걸어가면 약 10분 걸리니 옳은 라탄에서 라탄 공예 클래스를 들을 뚜벅이들은 참고하길.
부산 여행의 하루도 친구들과 즐겁게 마무리했다. 다음엔 또 뭘 배워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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